[BvS/숲뱃(클락브루스)] Learning Love

- DC Movie Universe 2016. 8. 31. 16:10 posted by Jade E. Sauniere

- Batman v Superman : Dawn of Justice, Superman/Batman

- Original Date 2016. 08. 09

- Written by. Jade


Learning Love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자가 말했다.

 

  "생명과 도시를 구하는 데 애정이 필요하진 않더군. 구원은 형벌만큼이나 비인격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해.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공평하게 다루어야 하지. 모두를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그 자에 의해서 한 번 죽어 보았던 이가 말했다.


  "당신은 아마 모두를 사랑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겠죠?"


  "그래."


  "만약에 당신이 모두를 사랑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가정해봐요. 그러면 그 안엔 당신도 들어가겠죠? 당신이 구하는 건 사람들이고, 당신도 한 명의 인간이잖아요."


  "아니, 그렇지 않을 거야."


  "어째서요?"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미덕이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죄악이니까."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이는 죽음과 같은 삶을 살았던 자를 대신해 울상을 지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것, 그것은 일종의 신적인 일이야 신이나 성인들이 주로 하는 행위지 않나. 이타적이며 동시에 건설적이지.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저급하게 인간적이야. 결국엔 호숫물 아래로 머리를 박고 말 결말을 가져올 수 있어."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당신이 당신을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은 건 아닌가요?"   


  그러자 자본주의의 정점에 선 인물의 모습을 꺼내든 자가 말했다.


  "어차피 나의 가치를 확인하는 건 나 자신이 아니야. 그러니 나는 그러한 행동을 할 수도 없지."


  "그건 무슨 뜻인가요?"


  "아주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뜻이지. 다른 사람들이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나를 이용해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어. 나 자신에 대한 나의 판단은 무의미해지고, 개인은 누군가의 평가를 기다리는 대상이 되어버린 거야."


  "그렇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겠어요." 

  

  손에 잡히는 이득보다는 사람들이 알아야만 하는 것을 더 추구해온 인물이 말했다.


  "당신이 말한 모든 것을 따르겠어요. 내가 당신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한 다음에, 당신에게 당신 자신의 사랑이 아니라 나의 사랑을 준다면 문제될 건 없는 게 아닌가요?"


  "…아니야."


  "왜요?"


  "그건 잘못된 평가야."


  "어째서요?"


  슈퍼맨의 물음에 배트맨이 답했다.


  "너를 한 번 죽게 만들었던 사람이 나니까."


  슈퍼맨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생각하기엔 당신이야말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금언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에요."


  "내가 사회적 동물이라고?"


  "당신은 모든 분야에 대해 현명하지만 당신 자신에 대해서는 장님이 되고 말죠. 당신에겐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요. 타인이 필요한 거죠.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 그야말로 당신은 '사회적 동물'이 아닌가요?"


  "…나는 이미 혼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살아왔어."


  "시간이 언제나 본질을 바꾸는 건 아니에요."


  인간의 생김새로 자주 그려지는 조물주 이후로 인간을 가장 가까이서 보아왔을지 모르는 영장목의 일원이 말했다.


  "당신 자신을 평가해줘요. 남의 사랑, 당신의 사랑을 받아도 괜찮은 사람이라고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당신의 그 안타까운 논리를 꼭 뒤집어야 할까요?"


  인간은 말이 없었다.


  "당신은 누구보다도 인간을 사랑하죠. 사랑한다는 표현이 너무 지나친 것 같으면 믿는다고 할게요. 신조차도 당신처럼 끈질기게, 온갖 노력과 정성을 다해서 인간에게 자원과 희망을 쏟아붓지는 않을 거에요."


  "그런데?"


  "당신의 화법을 사용해볼게요. 인간에 대한 사랑은 그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구체적인 개인들과의 접촉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죠. 종 자체를 무한히 사랑하지 않는 한은요.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인간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고서 어떻게 특정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탄생할 수가 있나요? 그렇다고 해서 그 '특정한 사람'에 들어갈 인물과 아닌 인물을 어떻게 선험적으로 구분할 수가 있죠?"


  인간이 아닌 이에게 인간에 대해 배우고 있는 인간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원칙적으로 당신은 나 같은 타인과 마찬가지로 당신이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에요. 타인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순식간에 거짓된 마음으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꼴이 되어버린 검은 기사의 시선이 떨렸다.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


  "왜 그렇게 단정지어야 했던 거죠?"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나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에요. 우리 둘은 신이 아니에요."


  "네 앞에서 나는 인간의 고유함에 대해 떠들었었지만 박쥐 가면을 만든 그 순간부터, 나는 반쪽짜리 신이라도 되겠다고 결심한 것이나 다름없어. 그렇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반쪽에라도 닿으려고 노력해야 해. 내가 도시를 책임지겠다고 정했어. 내가 사람들을 구하겠다고 정했고 내 행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을 추구하겠다고 정했어. 왜냐하면…."


  "왜냐하면?"


  "나와 같은 인생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길 바라니까."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그 모든 걸 포기해서 자신이 원하는 단 한 가지를 얻을 수 없는 지친 영혼이 읊조렸다. 


  "삶은 등가교환이 되지 않아. 내가 나를 희생한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행복해지지는 않지. 그렇지만 나는 그걸 바라면서 이 일을 해. 불가능한 걸 목표로 삼은 자가 짊어져야 할 무게야. 네가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돼."


  "그럼 언제 당신을 사랑해줄 거예요?"


  "내 목표를 이루고 나면."


  "불가능한 거라고 했잖아요."


  "맞아."


  모순을 긍정으로 삼켜버리는 남자를 막을 방법은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부드러운 붉은 망토의 사나이는 전부터 준비했던 말을 꺼냈다.

 

  "그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할 방법을 알게 될 때까지, 내가 대신해서 당신을 사랑할게요."


  유효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손이 건네졌다.


  "나는 그럴 수 있어요."


  모든 인류를 지키는 존재의 손 위에는 그 순간 분명히 세상 모두와 공평하게, 그렇지만 더 깊은 따뜻함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손가락이 얹어져 있었다.   

[StarWarsⅦ/카일로레이] Integration of Dreams

- Star Wars 2016. 8. 31. 16:09 posted by Jade E. Sauniere

-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Kylo Ren/Rey

- Written by. Jade


Integration of Dreams





    그곳은 육지와 바다가 똑같은 넓이로 펼쳐진 행성이었다. 


  레이는 다리를 끝까지 뻗은 채 발끝으로 파도를 즐기고 있었다. 바닷물이 꼼지락거리는 그녀의 발가락을 적셨다가 물러나길 반복했다. 레이는 미소를 머금은 채로 발을 흔들었다. 그녀는 언제나 지금과 같은 일을 꿈꿨다. 작은 게가 서슴없이 모래사장 위를 굴러다니고, 둥근 자갈들이 맑은 바닷물 아래 깔린 그곳은 레이의 소원 그 자체였다.


  레이의 작대기를 빌려갔던 츄이는 그것을 가지고 낚시라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츄이는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있다가 작대기를 한 번 바닥에 꽂고 울었다. 레이가 그걸 보고 악의 없이 웃는 순간 츄이가 들어 올린 작대기 끝에 물고기 한 마리가 대롱대롱 걸린 채 나타났다. 레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츄이가 아까와는 사뭇 다른 만족스러운 울음소리를 냈다.


  레이는 바닷가에 왔으니 생선을 먹는 게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영 안 할래?”


  핀이 레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핀은 당장에라도 물속으로 들어가도 좋을 듯한 차림새를 갖추고 있었다.


  “나 수영 못 해.”

  “진짜?”

  “사막에서 자란 애가 수영을 배울 일이 있었겠어? 나 정말로 수영 못 해.”

  “그럼 오늘부터 배우면 되겠네!”


  핀이 레이의 손목을 잡고 곧장 앞으로 달려 나가는 바람에 레이도 덩달아 몸을 일으키게 되었다. 기우뚱거리는 다리가 첨벙첨벙 소리를 내면서 바닷물을 밟았고 튀어 오른 물방울은 레이의 허리 위까지 올라왔다. 핀이 뛰는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레이는 핀에게 붙잡힌 팔을 이리저리 흔들다가 볼썽사납게 물속에 빠졌다. 


  핀이 위에서 박장대소를 했다. 


  “나 수영 못 한다니까…!”


  핀은 우스꽝스럽게 어깨를 으쓱이더니, 레이가 수영을 못 한다는 말을 세 번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영으로 레이를 따돌렸다. 분한 마음에 레이는 몇 번 물장구를 쳤다. 그러나 레이는 정말로 수영을 못 해서 핀을 향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발랑 넘어갔다. 레이가 가라앉은 자리에 작은 물거품이 남았다.


  물을 젓는 레이의 팔이 나타나지 않자 핀은 곧장 레이가 걱정되었다. 핀이 한달음에 물거품이 사라져가는 지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레이? 레이, 괜찮아?”


  그 순간 레이의 양 팔이 위로 솟구치더니 핀의 뒤통수를 내리눌렀다. 핀의 다리가 중력을 거슬렀으며 요란하게 물이 찰박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몇 분 뒤 바닷물을 쪼르르 토해내며 핀이 고개를 들었다.


  “한, 저 잘 했죠?”


  레이가 지상 쪽으로 몸을 돌렸다. 레이는 자신의 발 가까이에 있는 바닷가를 그리듯이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면서 칭찬을 기대하는 일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한 솔로가 레이를 향해 씩 웃었다. 그곳은 육지와 바다가 똑같은 넓이로 펼쳐진 곳이면서 동시에 레이가 행복할 수 있는 장소였다.


  느리게 모래 위를 걷는 한 솔로의 등 뒤에는 숲이 모래사장과 아슬아슬한 경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카일로 렌은 숲과 모래밭에 모두 발을 걸치고 서 있었다. 그는 해변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을 입고 있었지만 적어도 얼굴을 가리거나 망토를 두르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렌의 발은 몇 번 태양이 내리쬐는 모래밭으로 나아가고 싶어 했으나, 그늘을 벗어나면 너무 눈이 부셔서 렌은 금세 숲의 안쪽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렌은 레이와 한 솔로가 있는 밝은 곳을 응시했다.


  그때 묵직한 바구니 하나가 렌의 눈앞에 불쑥 나타났다.


  “같이 들어주지 않겠니?”


  레아 오르가나가 부드럽게 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척 보기에도 양이 많아 보이는 열매들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렌은 반사적으로 그녀가 감당하고 있던 무게를 가져갔다. 


  “다른 사람들이랑 나눠먹자.”


  레아가 빛나는 땅을 고갯짓으로 가리켰다. 렌은 더듬더듬 자신의 어머니를 따라갔다. 


  츄이는 어느새 잡은 물고기들을 줄로 꿰어서 어깨에 메고 있었다. 많은 것들이 풍족했다. 레이와 핀이 물을 털어내고 있었고 한 솔로가 낚시에 취한 듯한 츄이를 불렀다.


  “잠깐만 기다리렴. 껍질을 벗길 만한 도구가 있을 거야.”


  렌이 천천히 열매들을 내려놓았다. 레아가 가방을 뒤적거렸다. 소매를 전부 걷어 올린 레아의 옷차림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게다가 아무도 그녀를 장군이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렌은 덜 익은 부분도 없이 구석구석 빨간 열매 하나를 매만졌다. 


  물 위로 올라오는 츄이의 그림자가 유독 길었다. 레이와 핀은 츄이의 몸이 물 밖으로 다 나왔는데도 끝없이 이어지는 물고기들의 행렬을 보더니 입을 쩍 벌렸다. 렌이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이 많은 걸 혼자 다 손질하려고?”


  한 솔로가 툭 한 마디를 던졌다. 그가 한쪽 눈썹을 올리고 렌에게 물었다. 


  “그건….”

  “그럼 당신도 좀 거들든가요.”


  어느새 나타난 레아가 당당하게 한에게 주머니칼을 건넸다. 마침 그녀가 챙겨온 칼은 세 개였다. 그리하여 한 가족은 당분이 가득한 과즙이 흐르는 열매의 껍질을 벗겼다. 


  렌은 미묘하게 표정을 찡그렸다.


  세 사람 중에서 그래도 유일하게 기사 수련을 받은 경험을 살려야 하지 않겠냐며 껍질을 빠르고 섬세하게 깎아내고 있던 렌은, 문득 자신이 세 사람을 고려한 생각을 해냈다는 것이 너무도 놀라웠다. 렌은 늘 혼자였다. 수련생들 중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를 벗어날 마음을 먹었던 것도 그가 유일했고 빛과 어둠을 나란히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과제를 받은 사람도 역사를 통틀어 그를 빼면 존재하지 않았다. 렌은 언제나 자신만을 생각해야 했다. 그것은 단순한 이기주의가 아니었다.


  칼을 쥔 렌의 손이 열매의 측면을 긁었다. 과육이 조금 붙은 껍질이 모래밭에 떨어졌다. 렌은 괜히 쑥스러웠다.


  “…하나 정도는 맛을 봐야 하지 않아요?”


  부지런히 껍질을 까고 있던 한과 레아가 나란히 고개를 들었다. 렌은 슬그머니 열매를 돌려서 약간 패인 부분을 손으로 가렸다. 그가 묵묵히 열매를 잘게 조각냈다.


  “맞는 말이군. 여기에 이상한 독이라도 들어있으면 어쩌려고.”

  “내가 설마 그런 걸 당신이랑 아들한테 먹이려고 하겠어요?”

  “당신이 야생 열매에 대해서까지 잘 아는 건 아니잖아. 잘 먹으마.”


  한이 열매를 입에 넣었다. 레아가 발끈하면서 뭐라 반박을 하려는 입모양을 만들자 그가 검지를 들었다. 레아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숨을 탁 뱉었다. 


  렌은 이상한 표정을 지은 채로 열매의 껍질을 계속 깠다. 확실한 건 렌이 지금 슬프거나 화를 내고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었다.


  레이와 핀은 츄이가 잘 꿰어 놓은 물고기들을 줄에서 하나하나 분리하고 있었다. 츄이는 바닷가에서 레이의 작대기를 씻었다. 작은 일이지만 꼼꼼하게 협동하는 모습은 레이의 꿈이 이루어지고, 렌이 분노하지 않는 이 행성과 참 잘 어울렸다.


  그 곳에서 레이와 렌은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벤 솔로라고 언제나 그의 가족을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 레이 역시 처음부터 혼자였던 게 아니었다. 얼핏 현실이 역전된 것 같아도, 사실 또 다른 진실이기도 한 환상 속에서 두 사람은 시선을 움직이지 못했다.





  카일로 렌이 눈을 떴다. 그가 머리 위로 손을 내젓자 그의 머리 위에 있던 전등에 천천히 불이 들어왔다. 렌은 눈을 깜빡이면서 전등이 완전히 밝아지는 걸 지켜보았다.


  자신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줄 알았던 소녀의 머릿속을 뒤지다가 오히려 자신의 치부를 들키게 된 사건 이후로, 렌은 여전히 자신이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소녀와 때때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렌은 그것을 아직까지 자신의 스승에게 밝히지 않았다. 그 막연한 연결이라는 걸 끊어버릴 이유가 확실하게 없다는 게 그의 이성적인 설명이었다.


 렌은 불을 켰던 자신의 손을 눈앞으로 가져갔다. 그의 손에서는 아무런 향도 나지 않았다. 그가 단맛 나는 열매의 껍질을 깠던 건 모두 꿈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레이는 렌보다는 조금 야단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상체를 세우자마자 머리를 양쪽으로 털었다. 그러나 흩날린 것은 레이의 머리카락이었다. 이미 눈을 떴으니 레이가 방금 전까지 꾸었던 꿈은 사라졌다. 내실 없는 행동을 한 레이의 얼굴이 아래로 내려갔다.


  무의식을 공유해버린 두 사람은 침묵했다.


  레이가 곧장 루크에게 달려가지 않고, 렌이 으르렁대면서 처음부터 한껏 불쾌감을 표출하지 않은 이유는 같았다.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미련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막을 벗어난 레이는 한동안 섬에서 살기까지 했으나 그녀가 진정으로 바랐던 바다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그리고 고독한 렌은 어쩔 수 없이 영원히 지나가버린 단란함을 그리워한다. 


  레이가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말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카일로 렌의 흔적이 잡히지 않았다. 그저 거의 웃을 일이 없어서, 웃는 법을 잊어버릴 지경까지 몰린 그의 미묘하지만 편안한 표정이 기억날 뿐이었다. 레이가 가만히 자신의 입술을 한 번 말았다.


  렌은 하얀색에 가까운 상의 위에 검은 옷을 걸쳤다. 기사의 복장이 하나씩 그의 몸 위에 쌓일 때마다 그가 맨 처음에 입고 있었던 하얀빛 옷은 흐릿해지고 다른 것에 의해 감춰졌다.


  렌은 가면을 쓰기 전에 조금 주저했다. 정녕 그 안정감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다. 자신의 순수한 목소리로 그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레이가 말없이 베이지색 재킷을 걸쳤다. 그녀도 이제는 저항군의 표식이 달린 재킷을 입었다. 카일로 렌도 다른 방도가 없어 가면을 썼다.


  카일로 렌이 수련실로 향하는 동안 레이는 그녀의 방을 나섰다. 저항군의 회의실에서는 벌써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졌다.

[STID/존본즈] Haze and Gold 02

- Star Trek Into Darkness/Novelette 2016. 6. 23. 15:50 posted by Jade E. Sauniere

- Star Trek Into Darkness, Khan Noonien Singh/Leonard McCoy

- Written by. Jade


Haze and Gold

안개와 황금




  현대를 기준으로 손꼽히는 진보의 첫 번째 사례가 달 표면에 사람의 발자국을 찍은 것이라면, 이어 두 번째라 할 만한 사건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캡슐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두 손을 모으거나 옆 동료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캡슐이 무사히 열리길 바라고 있었다.


  켈빈 연구소도 처음엔 그러했다. 그곳은 전범 배양 시설이 아니라 자본금을 대는 정부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평범한 국가 부설 연구소였다. 연구원들의 너무나도 순수한 표정이 캡슐의 표면에 어렸다. 누군가가 캡슐이 배출되는 소리에 맞춰서 마개를 딸 샴페인을 들고 왔다.


  자동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캡슐이 하나씩 꿈틀댔다. 샴페인을 든 연구원의 어깨가 들썩였다.


  곧 가장 왼쪽에 있는 캡슐부터 하얀 연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샴페인의 마개가 퐁 위로 튀어 올랐고 연구원들은 주먹을 움켜쥐며 기뻐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잔을 나눠주며 샴페인을 즐겼다. 칸의 탄생은 그토록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발생하였다. 


  캡슐에서 태어난 인조인간들은 눈을 뜨기 전부터 이름이 있었다. 작명에 조예가 있다면서 일을 자청한 4명의 연구원들이 심혈을 기울여 지었다고 하는데, 칸이라는 이름은 시뮬레이팅에서 나온 이미지가 상당히 고압적이기에 생겨났다. 


  “어때, 동의해?”


  연구원이 칸에게 물었다. 태어난 지 3일째 되는 칸은 그 당시에 8천 개의 영단어를 알고 있었음에도 짧게 대답했다.


  “…그다지.”


  연구원은 입을 한 번 내밀고 말았다. 칸의 그 대답이, 그의 눈에는 모두가 명암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인간에게 특별히 상냥하거나 고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켈빈 연구소가 영국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만든 캡슐은 36개였고 칸을 포함한 36명의 인조인간들은 이를테면 1차 테스터들이었다. 연구소 측은 3개월간 그들을 인조인간 그 이상의 강화인간으로 제련한 뒤 작업이 성공적이면 한 차례 더 캡슐을 가동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한창 각국의 언어를 학습하고 있는 인조인간들은 자유 시간에 독서를 할 것을 권장 받았다. 연구원들은 일부로 연구소 곳곳에 작은 책장을 설치해 책을 깔아두었고, 비판적 사고력이 다 발달하지 않은 생명체들은 꽤 고분고분하게 연구원들의 권고를 따랐다. 


  칸은 3일 만에 개수가 늘어난 책꽂이를 바라보았다. 지나가던 하얀 연구원들이 칸을 보고 아는 체를 했다. 칸은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연구원들이 잡담을 하는 걸 들었다. 그들은 칸을 볼 때마다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눈동자에 관해 한 마디씩을 남기곤 했는데, 그들은 주로 칸을 우주의 무엇과 자주 비교했다. 


  마침 천체를 다룬 책이 새로 책꽂이에 입성한 참이었다. 칸은 그것을 펼쳐 읽었고 1시간 뒤 독서를 그만두었다. 저자가 객관적으로 글을 쓰지 못했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인간들은 다각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에도 아름다움을 비롯하여 온갖 주관적인 성질을 부여하는 습성이 있는 게 분명했다.


  연구소에 있는 가장 큰 창문으로부터 하얀 햇빛이 들어왔다. 칸은 굳이 그 너머가 궁금하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조각들은 어차피 전부 단조롭기 때문일 것이었다.





  “…색깔을 보는 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재판관은 지극히 인간답게 질문했다. 단순히 두 개의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색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존재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목소리였다. 사실 엄격한 재판관이라면 지양해야 할 태도였겠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은 결국 모두 일반인에 불과했다. 구경꾼들은 소리 없이 재판관의 질문에 그들의 의문점을 실었다. 


  “그렇다.”

  “어째서?”

  “세계는 흑과 백인 게 더 잘 어울리니까.”


  재판관은 그만 품위 없이 벙찐 표정을 짓고 말았다. 


  “신을 추앙한다면서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교회를 짓기도 하고, 아무런 대가도 없이 오지로 나가 복음을 전파하는 인간들이지만 한편으로는 나 같은 존재를 만들어서 생명 창조라는 영역에 도전하는 게 또 인간들이지. 이런 모순에 장식은 필요 없다. 나는 내가 보고 있는 것이 가장 깨끗한 진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고, 고작 그런 이유로 전쟁을 일으켰다고?”


  “너희들의 입장에서는 전쟁이었을지 모르나 나에겐 일종의 정화 작업이었다. 본질을 흐리는 것들은 닦아내야지. 너희도 틀린 건 수정을 거치지 않던가.”


  인간들은 칸의 언행에 분노했다. 당장 저 파렴치한 전범에게 돌덩이를 던지고 싶어서 엉덩이를 들썩이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울타리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팔을 들어 군중을 진정시켰다.


  레너드 맥코이만 칸 누니엔 싱처럼 미동 없이 눈을 치켜뜨고 있었다. 


  맥코이의 눈에는 지극히 정상적인 세상이 들어오고 있었다. 의자는 낡았다는 느낌이 드는 갈색으로 칠해져 있고 천장은 조금 때가 타긴 했지만 아이보리 빛을 띠고 있었다. 재판관이 팔을 올리고 있는 책상과 칸이 앉아 있는 단상은 명암과 채도 모두가 다른 색깔이었으며, 격식을 갖춘다고 검정색 옷을 빼입은 사람들을 제외하면 모두가 어느 한 구석은 다른 옷들을 입고 있었다. 맥코이는 아무래도 그것들이 모조리 획일화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맥코이가 그렇게 가장 아름답지 못한 오류를 실감해보려 애쓰는 동안 전범의 진술이 이어졌다.


  “연구원들은 처음엔 몇 번 내 안구를 교체했다. 그들과 같은 걸 보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다른 존재들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날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테니까. 물론 나는 내가 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내 태도만큼이나 그들이 노력한 결과도 완고하게 바뀌지 않으면서 연구원들은 점차 지쳐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제 2차 생산에 돌입하기 전에 날 폐기하려고 했다.”


  재판장은 꼭 칸의 강연실이 된 듯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사람들은 유럽에서 벌어진 일을 자세히 알진 못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흥미가 가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진보라는 것은 색깔 있는 천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사고와 다양한 차원에서의 인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던가. 인간들이 나를 만들면서 이루고자 했던 가치는 이른바 나의 결함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없애버리려고 하는 연구원들을 보면서 나는 내가 아니라 그들이 완벽하게 잘못된 존재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고 날 태우기 위해 지펴 놓았던 불을 역이용했다.”


  맥코이는 켈빈 연구소가 불에 타버렸다는 뉴스를 읽었던 걸 기억했다. 그 날 오후에 영국은 켈빈 연구소가 어떤 일을 벌이고 있었는지 발표했고 최초로 칸 누니엔 싱이라는 이름이 사람들에게 퍼졌었다.


  칸의 입이 다시 부드럽게 열렸다.


  “바깥으로 나오니 나는 요주의 인물이 되어있더군. 내가 인간들이 결점이라고 여기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나는 반쯤 무력행사를 강요받았다. 나는 박멸당해야 했다. 정신 나간 색맹이었으니까. 그걸 뒤집으면 나에게도 똑같은 논리가 있는 거였으니 나는 싸움을 수락한 것이다.”


  “설마 전쟁을 본인의 정당방위라고 포장하고 싶은 건가? 인간들이 먼저 자신을 죽이려 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인간들을 죽였다고?”


  “당신이 나에게 일을 벌인 경위를 물었으니 그에 맞는 대답을 한 거다. 내 행동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앞서 말했다.”


  사람들이 다시 왈칵 뒤집어졌다. 이번엔 바리케이드들의 노력에도 진정되지 않아 재판관이 법봉을 휘둘렀다. 


  “조용, 조용!”


  법봉이 다섯 번 책상을 꽝꽝 내려 친 다음에야 주변이 가라앉았다. 재판관은 눈썹을 엄하게 굽히고 피고를 쳐다보았다. 반면 칸은 한 번도 재판관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럼 왜 여기서는 항복한 거지? 이 땅에 오니 색깔이 보이기라도 했나?”

  “그렇다.”


  그러면서 칸은 손을 꺼내지 않고 눈으로 맥코이를 가리켰다.


  “정확히는 저 인간을 목격한 순간부터 내 업은 무의미해졌다. 그래서 멈춘 것이다.”


  맥코이에게 순식간에 조명을 다 넘겨버린 칸의 안면이 살짝 일그러졌다. 맥코이의 얼굴을 더 자세히 본 칸이 인상을 찡그렸다. 레너드 맥코이는 우쭐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칸이 보기에 맥코이는 그가 최초로 색의 혼란에 빠졌을 때 보았던 것과 똑같은 낯빛을 띠고 있었다.


  그 날 재판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겨울의 궁전은 황량했다. 정원의 풀은 모두 죽었고 찬 기운을 내뿜고 있는 짙은 구름 때문에 출입구나 조각품, 분수 등은 본래보다 더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곧 비나 진눈깨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였다. 칸은 거대한 캐논을 내리고 돌로 꾸며진 화단에 앉았다.


  대륙 중부의 겨울은 그가 제일 긴 시간을 할애했던 영국과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았다. 차가운 안개가 자주 끼면서 생명력이 넘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지나치게 판이했다. 반사적인 분석 작용을 자극하는 환경 속에서 칸은 얼어붙은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아래로 휘어지는 나뭇가지처럼 슬그머니 몸을 숙이고 싶었다. 


  칸의 얼굴이 까만 땅바닥과 가까워졌다. 그렇게 되자 칸은 땅의 진동과 그것이 전해주는 소음을 더욱 선명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전차들이 궁전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칸은 캐논을 걸치고 걸음을 옮겼다. 궁전 안에는 그가 밟거나 타고 오를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칸은 정원을 벗어나 궁전 입구 앞에 서 있는 동상의 어깨에 걸터앉았다. 인간들이 사용하는 전차들은 그 성능이 뻔한 데다가 포신을 들어 올릴 때 굉음을 내는 멍청함까지 갖고 있었다.


  전차가 쿵쿵 달려왔다. 칸은 전차의 정면을 겨냥해 캐논포를 쐈다. 광선은 무척 아슬아슬하지만 대신 깔끔하게 포탄이 날아가는 부분만을 도려냈다. 전차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칸은 캐논을 손에 쥔 상태로 동상을 밟고 뛰어올랐다.


  전차들은 사이좋게 커다란 구멍을 나눠가졌다. 칸은 자신이 처음으로 내려앉게 될 전차의 위쪽에 다시 한 번 캐논을 날려준 뒤 자신의 몸을 통째로 내부로 내리꽂았다. 안에 있던 두 인간 군인이 삽시간에 절명했다. 칸은 뒤를 돌면서 그들의 기관총을 메고 캐논에 의해 뚫린 옆면을 이용해 곧바로 사격에 돌입했다. 뚜껑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던 군인들은 족족 이마에 총을 맞고 반대쪽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번에 칸은 그가 포구처럼 쓰던 자리를 통해 지상으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전투기가 굵은 구름덩이들을 뚫고 날아오는 중이었다. 칸은 묵묵히 캐논을 주웠다. 


  비행기의 아랫배 부분이 열리면서 미사일이 튀어나왔다. 칸은 왼쪽 어깨에 멘 기관총을 반동을 이용해 왼손에 쥐고 방아쇠를 당겼다. 미사일이 공중에서 조각났다. 더불어 미사일을 내려놓을 때 날개를 아래로 내려 살짝 비껴 비행하는 인간 조종사들의 전통적인 습성을 알고 있는 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캐논으로 다른 쪽보다 아래로 내려온 날개를 쏴 부러뜨렸다. 


  거짓말처럼 신속하게 전투기가 추락하며 궁전을 들이받았다. 하얀색 연기는 꼭 구름을 닮아 있었다. 촉촉한 자연의 상징과 핏기 어린 음울함 사이에 차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칸은 그렇게 세상을 인식했다.


  비행기가 날아오는 소리가 멎었다. 칸이 출력이 다 떨어진 캐논을 밟았다. 오늘도 그는 그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잠시 눈을 붙일 것이었다. 


  그 나날들이 가끔 지루했어도 고통스럽지는 않았기에, 칸은 지금 와서 온갖 종류의 혼돈을 끌어안고 있었다. 


  재판장이 닫히기 직전 재판장은 칸과 맥코이 중 누구를 특정하지도 않고 서로를 아냐고 물었다. 아마 재판장은 그것보다는 대체 상대가 다른 이에게 어떤 존재냐고 묻고 싶었을 것이었다. 그래서 칸은 그 숨겨진 맥락에 따라 맥코이의 의미를 모른다고 했다. 실상 칸은 맥코이의 이름조차 들은 적이 없어 그를 ‘저 인간’이라고 칭할 만큼 그를 몰랐다. 


  멀리서 아득하게 칸 누니엔 싱의 사형을 부르짖는 인파들의 외침이 전해져 왔다.


  레너드 맥코이도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는 잠깐 창밖을 보다 커튼을 쳤다. 맥코이가 관심과 힘을 쏟아야 할 건 칸 누니엔 싱의 목숨을 논하는 일이 아니라, 그 자신을 탐구하는 일이었다. 그를 포함하여 아무도 레너드 맥코이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맥코이는 무언가를 찾는 노력이라도 하고 싶어 서재로 들어갔다. 서재에는 온통 그가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음을 증명해주는 서적들로 가득했다. 맥코이는 입술에 힘을 주고 그곳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Nothing Else Matters by David Garrett

Originally sung by Metalica


Original Date 2015. 11.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