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Kylo Ren/Rey
- Written by. Jade
The Horse of Light
레이는 두 가지 사실을 들었다.
한 솔로가 사라지자 그녀에게 나타난 루크 스카이워커는 그녀가 몹시도 바랐던 연대감을 비롯하여 많은 것을 주었다. 레이는 그 모든 것들에 만족했지만 한 가지를 더 원했다. 그녀는 자신이 처음 포스를 깨달았던 그 강렬한 순간과 뗄 수 없는, 한 남자가 안고 있는 혼돈의 의미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악의 기사가 숨기고 있는 심연 속에는 억지로 빛을 빨아들이려고 하지만 그것을 없애지도 못하고 종국에는 자신의 깊숙한 곳에 저장하고 있는 꼴인 고장난 블랙홀이 있었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레이가 두서없이 늘어놓은 표현들에 이미 카일로 렌의 본질이 녹아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자신의 몫으로만 남게 된 것을 카일로 렌의 진실과 함께 레이에게 알려주었다. 그것이 레이가 들은 첫 번째 진실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것과 상충되는 두 번째 진실을 들었다.
레이는 스카이워커로부터 이어받은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쩍쩍 갈라지는 공기가 휘날리는 행성 위에 섰다. 카일로 렌이 홀로 파괴했다는 마을은 공중에서 대규모의 습격이라도 받은 것 같은 모양새를 띠고 있었다. 그 마을은 저항군들과 줄이 닿아 있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닌 그저 그런 보급 기지 같은 곳에 불과했다. 혹자는 드디어 완전히 다크사이드에 빠진 카일로 렌이 시간을 죽이기 위하여 그 마을에 내려온 거라고 얘기했다. 레이는 완전히 베어져 재생조차 되지 않는 땅의 균열을 바라보며 루크의 말을 떠올렸다.
"아주 먼 옛날, 어떤 사람들이 적진에 목마를 투입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일화가 있어. 들어본 적 있니?"
레이는 콧잔등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아뇨."
"그들은 아주 큰 목마를 만들어 놓은 다음 갑자기 퇴각했지. 적군들은 그 목마가 자신들에게 바치는 전리품인 줄 알고 요새 안으로 들여 놓았는데, 사실 그 안에는 병사들이 가득 들어있었어. 결국 목마에서 뛰쳐나온 병사들에 의해서 적군은 궤멸되었지."
레이는 눈을 조금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무릎을 접은 상태로 앉아 있었는데, 산봉우리처럼 솟은 두 무릎 위에는 레이와 루크의 라이트세이버가 올려져 있었다.
"벤은 이를테면 그 목마와 같단다. 빛의 목마지."
"네?"
"제다이와 다크사이드, 이 두 개를 완전히 이분법적으로 갈라 놓고 이 두 가지만 충돌시키는 걸로는 다크사이드를 완전히 궤멸시킬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런 방법을 고수하는 한 우리는 끝없이 억압 받으면서, 고통스럽게 투쟁하면서 또 누군가가 힘없이 죽어가는 걸 지켜봐야만 할 게 분명했어. 그래서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제다이와 다크사이드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 수 있지만, 절대 어두운 곳으로 치우치지 않을 사람을 찾아내야 했어."
"그게 카일로 렌이라고요?"
"그는 유약하지만 그의 본질은 분명한 빛이다, 레이. 그의 겉은 까맣게 칠해져 있지만 그걸 벗겨보면 새하얀 빛이 자리잡고 있지. 단지 그 검은 칠이 너무나 오래 되어서 그의 피부에 달라붙고 있을 뿐이야. 그래서 그 조차도 자신이 영원한 빛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말이다."
그러면서 루크는 레이의 어깨를 잡았다. 루크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고 무슨 부탁을 할지 직감한 레이는 고개를 저으려 했지만, 루크가 다시 말했다.
"나는 그의 증오만을 키우는 존재다. 그는 현재 다스베이더를 신봉하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너는 다를 거야."
너도 그 아이의 본질을 외면하고 싶지는 않잖니. 레이는 차마 거기에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레이의 머리 위에서 인공적인 바람이 불었다. 레이는 반사적으로 무기를 손에 쥐고 고개를 들었다. 날카롭게 날개를 세운 그림자가 하늘과 땅을 양분했다. 그것은 한동안 레이를 응시하듯이 고도를 조금 낮추고 가만히 떠 있었다. 레이는 날개를 보았고, 더 나아가서 그 안에 서 있는 누군가를 보았다. 렌 기사단의 비행선이 서서히 하강했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언제나 그녀가 거부할 수 없는 현명함으로 그녀에게 일렀다. 짙고 두꺼운 장막만 내리면 빛은 그 자신의 연약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소멸하는 것 같지만, 또한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또한 빛이라고 알려주었다. 루크는 자신의 인생을 통해서 그것을 증명한 자였으므로 레이는 그것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비행선의 밑바닥이 열리고 경사로가 내려왔다. 레이의 라이트세이버가 빛났다. 동시에 비행선 안쪽에서는 불꽃이 이글거리는 소리가 났다.
루크가 은신하고 있던 절벽에는 바닷바람에 날아가지 않은 게 신기해 보일 정도로 허름한 집밖에 없어서, 레이는 루크가 이야기한 목마를 머릿속으로 상상해야만 했다. 검은색으로 두껍게 칠해진 목마. 입맛대로 무언가를 집어넣을 수 있는 공간도 아주 넓은 데다가 자신들의 패권을 상징하는 색깔을 번쩍이고 있는 그 거대한 선물은 누구에게나 몹시도 유혹적일 것이었다. 그렇지만 목마 속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숨 죽이고 있어야 하는 생명들에게는 가혹함을 더할 게 분명했다. 어둠이 조성될 수 있는 특정한 여건이 있듯이 빛도 그 자신이 빛이기 위해서는 작은 여유가 필요했다.
레이는 푸른색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카일로 렌을 마주했다.
그는 처음부터 투구를 벗은 채 지상으로 내려왔다. 레이는 그의 눈동자에 아주 예리하게 균열이 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양쪽에서 어둠을 명령받은 그는 정말로 새까맸다.
"너를 찾고 있었다."
카일로 렌의 라이트세이버는 평상적인 형태로 기울어져 있을 뿐이었는데, 그것이 지나가기만 해도 대지는 큰 상처를 입고 자신의 맨살을 벌렸다. 레이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레이는 카일로에게서 빛을 찾으려 애썼다. 그녀가 라이트세이버를 들면서 자신의 앞을 비추었다.
"나도."
레이의 푸른빛은 카일로에게도 살짝 닿았다. 그것은 루크의 또 다른 제다이였던 그가 어둠 속으로 침투했던 것처럼, 카일로 렌의 검은 옷자락 위에 어렴풋이 내려앉았다.
"너를 만나려고 했어."
카일로 렌이 뒤틀린 웃음을 지었다. 빛의 목마에 달라붙은 검은 때를 벗겨내야 할 시간이었다.
Original Date 2015.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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