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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본즈커크 블레이드 러너 AU

Jade E. Sauniere 2013. 9. 18. 20:17

  왜 설정밖에 없죠 왜죠

  블레이드 러너의 굵직한 두 개의 설정, 즉 레플리컨트들과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몇몇 요소들을 끌어왔음. 레플리컨트는 대단한 게 아니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안드로이드. 그것만 아시면 될 듯.


  1. 당연히 레플리컨트 로이 역할에는 존 해리슨에게 제일 어울릴 것 같다. 그런데 아마 레플리컨트 설정 일부만 따오게 될 듯. 지구인들이 타행성으로의 이주를 결심하긴 했지만, 굉장한 필요가 아닌 이상 지구 외의 터전을 생각해 보지 않은 인간들이었고, 다른 행성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인간들이 레플리컨트를 먼저 보냈는데 이들이 뭉치면서 자연스럽게 추대된 리더를 존이라고 하자. 그러니까 레플리컨트들은 이를테면 선발대라고 할까. 행성의 환경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했으므로 레플리컨트들은 굉장히 뛰어난 두뇌를 갖도록 설계되었고, 인간보다 명석한 이들이 누군가를 중심으로 작은 부락마냥 사회적 공동체를 꾸려가게 되는 건 당연했음. 인간들은 레플리컨트들이 보내주는 자료를 받으면서 지구를 떠날 날을 계획하거나 이민자들을 모집할 준비를 해나갔고, 그동안 레플리컨트들은 자신들이 개척한 땅에 대하여 학문적 관심 그 이상을 쏟게 되었음. 이성과 감성이 따로 발전하는 건 불가능하므로, 레플리컨트들은 인간보다 더 민감한 친화력이라든지 감응력을 가질 수 있었음. 한 마디로 꼼꼼히 따지기도 하지만 그 이후 정을 붙이는 건 더 애절하다고나 할까. 인간들의 답신을 받으면서 존은 자신과 같은 레플리컨트들이 여기에서 살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채고, 한편으로 고민하게 됨. 


  인간들이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해 올 시간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음. 존은 몇몇 중요한 정보를 아껴두었다가 동족들의 보금자리를 두고 거래를 해 볼 궁리를 했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신중하게 받아들여 마침내 인간들에게 얘기를 꺼내게 됨. 이 행성에는 어떤 지역이 있는데 토양이 좋지 않다거나, 인간에게 위험할 수 있는 미생물들이 많다거나 등 여튼 지구인들에게는 아주 반갑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음. 물론 레플리컨트들에게 이런 건 아무런 문제가 없고 얼마든지 자신들이 그 형질을 변형시킬 수 있었으므로, 어차피 인간들이 살지 못할 지역이니 자신들이 머물 수 있게 해달라고 했음. 그러나 인간들은 거의 펄쩍 뛰었음. 본래 선발대란 그들이 수행할 역할을 위한 것이지 그 후까지 도모하기 위해 보내는 이들이 아니기 때문. 그러나 아직 인간들은 존에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대신 레플리컨트를 처음으로 만든 이에게 레플리컨트에 대해서 자세히 물어보았음. 그는 마침 잘 와주었다면서, 1세대 레플리컨트들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서둘러 그들을 귀환시켜야 한다고 했음. 물론 그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정보이자 기회였고. 


  지구인들은 그들이 이주하기 전에 행성에서 레플리컨트들을 아예 말려 죽일 생각으로 그 다음부터 모든 통신과 물자를 끊어버렸음. 당연히 레플리컨트들에게는 위기가 찾아옴. 부식과 부품의 노화를 이기지 못하고 존 해리슨의 소중한 동료들의 전원이 하나씩 꺼져갔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동력도 부족해 레플리컨트들은 쉽게 움직일 수조차 없었음. 존은 결국 대부분의 레플리컨트들을 대기 모드 상태로 동결시키고 지구로 가기로 결심함. 레플리컨트들은 지구인에게 새로운 땅을 주었는데, 그 단순한 공존도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존재들을 멸종시키려 하는 건 모든 레플리컨트들의 분노를 샀음. 그들은 지구인들에 대한 폭력적 저항을 결의하고, 그들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자원을 동원하였음. 레플리컨트들이 처음 타고 온 셔틀에 고르고 고른 정예들이 올라탔고 물론 그들을 지휘하는 건 존 해리슨이었음. 


  많은 수들의 레플리컨트들이 온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지구인들의 혼란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했음. 그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보통 인간들보다 훨씬 우수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임. 전혀 새로운 정보도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지력도 있었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땅을 분석하고 디딜 수 있는 신체적 강건함 역시 레플리컨트들이 가진 커다란 이점이었음. 지구로 오기 전에 존 해리슨을 위시한 레플리컨트들은 과연 지구에서 누구를 타겟삼아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관한 의논을 했는데 일단은 동족들이 무력하게 죽어가는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음. 그래서 존 해리슨 일행은 레플리컨트를 설계한 자, 영화에서는 타이렐 박사라고 나오는데 스타 트렉에서 나오는 닥터가 레너드 맥코이밖에 더 있나. 레플리컨트들은 맥코이 박사를 만나려고 함. 


  레너드 맥코이가 처음 레플리컨트들을 만들게 된 건 보통 사람들이 동의하는 이유 때문이었음. 여러가지 문제로 인하여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터전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과거 콜롬버스가 배를 타고 그냥 바다 위를 둥둥 떠가는 일이 아니라 우주적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했기 때문에 인간들이 그 리스크를 고스란히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명분. 다만 맥코이는 레플리컨트들을 방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 주려고 했음. 자신이 만들어 낸 일생의 발명품이기도 하고, 어쨌든 유사인간이니 기본적인 윤리 의식을 갖춘 맥코이로서는 쉽사리 외면할 수가 없었기 때문임. 그러나 윗사람들에게 레플리컨트들의 귀환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의아해하고 있던 참에, 신행성의 레플리컨트들이 무장을 하고 지구로 내려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맥코이는 단단히 일이 터졌다고 생각함. 그가 계산한 바로는 이미 몇몇 개체는 노화 때문에 망가졌을 타이밍이었기 때문. 그러면서 맥코이는 지구로 온 레플리컨트들의 명단에 존 해리슨이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봄. 


  레플리컨트들에게는 사실 다 그들만의 고유명사가 있음. 하지만 그것은 퍼스트와 라스트 네임을 구분하지 않은 그저 단어 하나였지. 안토니오, 혹은 제인처럼. 존 해리슨은 레플리컨트들 중에서 유일하게 성과 이름이 구분된 존재로, 맥코이가 가장 뛰어난 레플리컨트를 기념하기 위해 선구적이었던 기술자의 이름을 붙여 준 것. 자신이 특별히 공을 들이고 만든 건 아니지만 존 해리슨은 누구보다도 뛰어났고 마치 그의 어시스턴트마냥, 때로는 그보다 더 똑똑한 선배마냥 맥코이를 도왔고 그 외 다양한 이야기들도 나눈 기억을 공유하고 있었음. 레플리컨트들이 존 해리슨을 자신의 리더로 추대한 건 단순히 그의 능력 때문만이 아니었음. 그는 자신들의 창조자를 도와 레플리컨트를 세련되게 만든 장본인이었으니. 그런데 안타깝게도 맥코이는 완벽하게 레플리컨트들의 수명을 연장시킬 묘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였음. 맥코이는 존에게나마 이러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특수 요원처럼 총을 든 무리들이 나타나 박사의 신변을 보호하겠다고 자청했음. 그 선두에 제임스 커크가 있었음.  


  레플리컨트들이 지구에 '침략(인간들은 이러한 표현을 선호했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위정자들은 그들에게 대항할 특급 세력을 조직했는데, 레너드 맥코이를 찾아온 무리들이 바로 그들이었으며 블레이드 러너라는 타이틀로 불렸음. 커크는 그 중에서도 실력이 좋은 블레이드 러너였음. 커크는 레플리컨트들이 인간들을 몰살하고 그들의 자원과 리소스들을 약탈해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분명 레플리컨트들에게는 맥코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므로 레플리컨트들이 그를 찾아 올 거라는 말을 덧붙였음. 이에 블레이드 러너들이 위험한 그들로부터 맥코이를 보호해주겠다는 뜻. 맥코이들은 레플리컨트들은 지금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럴 만한 여력도 없을 거라면서 반대했지만 곧 그의 거처는 블레이드 러너들이 가득 둘러싸게 되었음. 존과 조금이라도 접신을 하려고 했던 맥코이는 망연자실했고, 커크는 존 해리슨이 레너드 맥코이를 만나러 올 것이라고 확신했음. 그리고 사실 블레이드 러너들은 레플리컨트들이 녹슬어 스스로 자멸할 때까지 시간을 끌면서 그들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비법을 절대로 흘리지만 않으면 되었음. 적어도 인간들의 생각은 그러했음.    


  하지만 의외로 레플리컨트들은 곧장 레너드 맥코이를 만나러 오지 않았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레너드 맥코이가 필요한 건 맞았지만, 존 해리슨은 자신의 동료들에게 응급처치를 해 줄 능력은 되었기 때문. 레너드 맥코이의 연구실이 아니라도 레플리컨트들의 물리적 재료 자체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목표와 계획을 잘 설정한다면 필요한 요소들을 공급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음. 레플리컨트들에게 중요한 건 균형적인 조합이었지만 이건 존 해리슨이 할 수 있었음. 레플리컨트들에게 존 해리슨은 반쯤 그들의 창조자이므로. 블레이드 러너라는 신조직이 생긴 걸 알아차린 존은 이 여정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걸 알고 장기적으로 생각하기로 함. 그런 그를 인간들이 봤다면 무뢰한 레플리컨트들이 인류를 상대로 전쟁을 궁리하고 있다고 표현했으리. 그리고 적어도 레플리컨트들의 생존 문제에 있어서 가장 주요한 해결책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 전까지 존 해리슨은, 그리고 레플리컨트들은 자신들의 우월한 피지컬 파워를 발휘할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었음. 



  그리고 레플리컨트와 블레이드 러너와 세상에서 가장 위대했던 과학자가 이렇게 이렇게 여러 사건을 만나 얽히고 어쩌구 저쩌구 FIGHT! CONFLICT! 이러면 재밌을 것 같은데 더 이상 새,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사실 이것도 다 날씨 때문임. 날씨가 나에게 로이를 생각나게 만들었어. 음 아마 뒤는 없을 것 같네요 하하하ㅇ-<-< 


  는 이 글이 2013. 9. 11. 가을비가 올듯 말듯 우중충했던 날씨에 쓴 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