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r Trek Into Darkness, Khan Noonien Singh/James Kirk
- Written by. Jade
Two Things in (James Kirk's) Unconsciousness
1. Poison
제임스 커크는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이 오직 현실이 아니라는 것만 알고 있다. 내세보다 더 광활한 우주를 바라보았던 그가 사람이 죽은 다음에 가는 세계에 대해 관심을 쓸 여유가 있었을 리가 만무했다. 그는 나름대로 멀쩡한, 실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입고 있었던 차림을 보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중간 중간 붉은 자국이 묻어 있는 것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커크가 서 있는 공간에는 붉은 기운이 곳곳에서 흐르고 있었다. 야만적인 빨간색은 없지만 부드럽게 위협적인 빨간색, 심혈을 기울여 뽑아낸 듯 융단처럼 고급스러운 빨간색, 중간에 검은색이라든가 회색과 같은 무채색이 섞여 있었고 금빛도 점점이 눈에 들어왔다. 커크는 이런 곳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분명 모든 색깔들이 하나의 건물을 빚어내고 있었지만 커크는 그에 대해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이곳이 저승이라면 참으로 묘할 것이다. 저승사자도 천사도 없다. 그리고 커크는 아무렇게나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막다른 길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움직이면서 그를 어느 지점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가끔 주변의 붉은색들이 커크의 노란 옷과 금발에 묻을 듯 진하게 내려앉았다 사라졌다. 유기체 같은 공간은 커크를 안내하면서 점점 완전해지고 있었다.
최신형 함선을 지휘하는 함장의 입장에서는 고대로 여겨져도 할 말이 없을 시기까지 그가 아우를 만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커크는 이곳에 관하여 작은 추측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었다. 아무도 기억하려 애쓰지 않는 군주의 은밀한 복도를 걷던 그는 문도 없이 새로운 공간을 마주했다. 분명 문이 있어야 마땅한 자리에 문이 없었다. 커크를 위해 투명해졌거나, 누군가 치워버렸거나, 혹은 커크 역시 원래 문 너머의 공간에 있었던 것인 지도 몰랐다.
와인색 휘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빛나는 살결이 제임스 커크의 시야를 메웠다. 곡선이 아름다웠고 머리카락이 길었으므로 그것의 주인공은 분명 여자일 것이다. 그녀는 다급함에 젖은 집중력으로 상대편에 있는 이를 넘어뜨리려 애쓰는 듯 보였다. 여인이 일부러 머리칼을 고갯짓으로 넘기면서 목선을 드러냈을 때, 커크는 그녀의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붉고 검은 주변에서도 절대 냉기를 잃지 않는 청록색 눈동자가 살짝 희미한 눈빛을 띠고 커크를 바라보았다. 커크는 칸 누니엔 싱을 보고 경악했다.
휘장 뒤에서 칸은 여성이 대표하고 있는 인간의 애처로운 권력과 절실한 욕망을 우아하게 탐하고 있었다. 그것은 커크가 알 기회가 없었던 그의 제왕적 면모였다. 칸은 여인에게 손을 잘 올리지 않았고, 그렇다고 허리를 뒤로 젖히지도 않았다. 거칠지는 않았으나 그의 방법이야말로 한 번도 빛을 본 적이 없는 인간의 어두움마저 발굴할 수 있는 최선책이었다. 커크는 오싹해하면서도 시선을 움직이지 못하는 한편, 자신이 왜 이런 장면을 보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이것은 기억의 주인만이 알 수 있는 비밀스러운 편린이었다.
커크는 순간 그에게 질문을 던지려다가, 얇은 음성으로 제왕에게 자신의 쾌락을 구걸하는 여인에 막혀 입을 다물었다. 여인의 등에 가려 칸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커크는 오른손으로 몇 번이고 눈을 문질렀다.
고급스럽고 아름다웠던 왕의 붉은 상징이 모조리 제거된 캄캄한 곳이었다. 땅의 균열에서 새어나오는 것처럼 얇은 파란빛은 커크에게도 익숙한 종류였다. 그는 단지 눈을 문질렀을 뿐인데 순식간에 시공간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도달한 장소 역시 커크가 가 본 적은 없는 곳이었다. 검고, 파랬고, 사람이 없는지 서늘했다.
이번에 커크는 칸이 아니라 존 해리슨을 만났다. 온갖 위력적인 무기들과 셔틀의 설계도를 사방에 홀로그램으로 띄워놓고, 그 가운데 등받이도 없는 의자를 두고 앉아 있는 그는 기계의 비극이 의인화된 모습과 같았다. 시각을 배려할 줄 몰라 따갑게 빛나는 홀로그램의 기호들이 그대로 존 해리슨의 피부를 입었다. 커크는 별 생각 없이 눈동자를 굴렸다가 이전의 공간이 남겨둔 듯한 붉은색 웅덩이가 그림자 대신 발밑에 있음을 발견했다. 어둡긴 했지만 분명 아주 짙은 붉은색이 맞았다. 커크는 농담으로라도 이것이 자신의 사후세계라고 넘겨짚을 수가 없었다.
대체 뭐지? 커크는 그렇게 말한 줄 알았으나 실제로 그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존은 커크의 말을 알아들었다.
"왜 네가 나로서 이득을 보는 거지?"
커크가 미간을 좁혔다. 넓게 펼쳐져 있는 제임스 커크의 검붉은 그림자는 수축했다가 늘어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커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몰랐다. 다만 그가 바라볼 수 있는 존재가 존 해리슨뿐이라는 것만 확실했다. 홀로그램을 얇게 덮어 쓴 그의 눈동자가 투명하게 부풀어 오르는 걸 목격한 건 그 때문이었다.
존 해리슨이 아직 눈물을 흘리지 않은 순간이었다. 커크는 갑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뜯어내 존에게 쥐어주고 싶었다. 그것은 제임스 커크가 아니라 칸 누니엔 싱의 동족들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커크는 몸을 아래로 굽히지도 못하고 그대로 그의 눈물을 보고 말았다. 동시에 존 해리슨이 홀로그램을 찢어버리고 커크에게 다가왔다.
잠깐,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알겠는데…! 순간 그런 말을 떠올렸다가 커크는 의문을 가졌다. 자신이 존 해리슨의, 300년을 뛰어 넘은 존재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던가?
곧 존이 커크의 손가락을 꽉 쥐었다.
죽은 이의 것임에도 매끈하고 생기까지 도는 듯한 그 손가락을 존 해리슨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처럼 세게 쥐었다. 존이 커크의 팔을 아래로 잡아끌었다. 제임스 커크가 누려서는 안 되는 것을 내놓으라는 의미였다. 무기와 함선의 청사진에서 벗어난 안구에서는 이제 눈물이 번들거렸다. 커크는 그것에 첫 번째로 혼란스러웠다. 또한 오만하고 강력하게 자신의 손가락을 비트는 고통에서, 여유롭게 여인을 만끽하던 우월한 지도자가 느껴지지 않아 두 번째로 혼란스러웠다.
왜 나는 너 따위 인간을 살리는 데 그칠 수밖에 없는 거지. 꽉 물린 입술에서 말이 새어나왔다. 물론 그것은 제임스 커크만이 느낄 수 있는 바였다.
해리슨. 대답은 없다. 존. 고통도 눈물도 줄어들지 않는다. 커크가 있는 힘껏 입을 열었다.
칸이라는 이름을 뱉어내면서 커크는 처음으로 소리를 냈고 그의 눈동자가 한순간 존 해리슨과 똑같이 흔들렸다.
수동적으로 가해졌던 2주간의 수혈과 재활 끝에, 깨어나기를 딱 하루 남기고 제임스 커크가 자신의 꿈속에서 보았던 인물은 놀랍게도 그의 적이자 가장 잔인했던 원수였다. 커크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들은 다음에야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였다. 칸의 와인빛 휘장과 존 해리슨의 홀로그램은 그의 현실에서 완전히 증발했다. 그러나 그의 정서가 혈액과 함께 자신의 몸에서 흐른다는 걸 알았을 때 커크는 앞선 문장을 단언할 수 없었다.
진실로 칸의 정서와 혈액은 제임스 커크의 몸에 함께 흐른다.
2. Devotion
커크는 충동적으로 자신의 머리를 물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이내 하나의 관습처럼 매번 지속되었다. 제 아무리 엔터프라이즈의 위대한 함장이라도 잠은 청해야 살아갈 수 있었고, 그가 꿈을 꿀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는 빈도였다.
다 그 꿈이 커크의 빛나는 금발을 죄악처럼 만들어버리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아무도 누릴 수 없는 와인빛 휘장과 피로 이루어진 검붉은 그림자, 어둠을 증폭시킬 뿐인 탈색된 빛과 그것을 먹고 자라는 암흑이 따가운 눈초리로 커크의 금발을 노려보았다. 유일하게 그의 금발을 탓하지 않는 청록색 안구가 하나 있었지만 커크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안구의 주인은 이제 커크가 아닌 그 자신을 증오하고 있었다.
커크의 알람은 자주 울린다. 깊은 잠은 곧 긴 꿈이라 그에게는 해가 되었다. 이제는 고정된 배경이 되어버린 섹터31의 공동에서 커크는 자신의 손에 그림자를 묻혀 칸 누니엔 싱에게 전하려다 깨어났다. 커크가 시간을 확인했다. 다섯 시. 누군가는 일어날 수도, 그러나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 시각이었다. 커크는 공연히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금색 머리카락이 아닌 투명한 눈물이 뽑혀 나왔다.
칸의 공동을 충분히 비출 수 있을 만한 어슴푸레한 빛안개가 하늘에 깔렸다. 커크는 요새 잡을 수 없는 걸 잡고 싶었다. 거기에 칸 누니엔 싱의 손은 해당되지 않는다. 커크는 언제나 그를 만나고 있고 그와 접촉하고 있다.
창문 너머의 새벽을 뜯어내려던 커크의 손에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당분간 이럴 모양이었다. 커크는 어떠한 오열도 울먹임도 없이 눈물만 흘렸다. 언젠가 엔터프라이즈의 구금실에 있었던 칸의 모습과 같았다.
섹터31의 철문이 눈앞에 있었다. 곧바로 내부로 떨어지지 않은 건 오랜만의 일이었다. 커크는 지금이 기회다 싶어 다리를 접고 앉아 두 손으로 바닥을 긁어다. 온갖 상념에 미친 강화인간의 피를 담아낸 자신의 그림자를 뜯어내려는 행동이었다. 커크는 이를 악물고 손에 힘을 주었다. 이것을 칸에게 줘버린다면 해방될 수 이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림자는 손 위에 뭉치지 않고 오히려 오싹한 피가 묻어 커크는 질린 표정으로 눈을 떴다. 검붉었던 그림자가 자신의 검은색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 때 철문이 열리고 여전히 중령의 복장을 벗지 못한 칸이 나타났다. 커크의 발밑에서 철벅거리는 소리가 났다. 커크의 그림자는 완전히 칸의 피로 변해있었다. 커크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칸이 다가왔다.
자신의 중심을 만난 혈액이 다시 굳어가기 시작했다. 커크는 똑같은 웅덩이를 밟고 있는 칸을 보면서 절로 눈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커크가 경련하면서 말했다.
"도와줘, 제발."
커크가 억지로 자신이 생명력을 취한 게 아니라는 것과, 결국 인간 무리들의 저항을 이기지 못한 주체는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부터 칸의 눈동자는 커크에게 화내지 않았다. 거울로 펼쳐도 좋을 깨끗한 유리구슬이 된 칸의 시선이 커크를 덮었다. 커크는 이제 울지도 몰랐다. 그 무렵에 칸이 그의 손을 잡아 올려 자신의 가슴에 피를 닦게 해 주었다.
검은 셔츠에 남은 붉은 흔적은 희미할 뿐이다. 칸은 특별할 것도 없는 움직임으로 커크의 손바닥을 한 번, 뒤집어서 커크의 손등을 한 번 몸으로 닦았다. 그것이 도와달라는 커크의 절박한 말에 대한 유일한 반응이었지만, 커크는 그것만으로도 뜨거워졌다. 그동안 칸의 피는 다시 커크의 그림자가 되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너에게 다시 줄 수 있지?"
커크가 칸의 가슴팍을 붙잡았다.
"예전처럼 살고 싶어. 방법을 알고 싶어. 부탁이야."
흔적이 진하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걸 커크는 잊고 말았다. 칸의 셔츠가 피를 다 흡수하지도 못했는데 커크는 칸의 가슴에 이마를 댔다. 그 오른쪽에서는 커크의 손이 칸의 옷을 쥐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도 위로하지 않는 존재는 커크를 안아주지 않았다.
커크는 울었다.
결국 제임스 커크는 달렸다. 또 다른 철문을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잠들지 않았었기 때문에 알람을 필요치 않았다. 그는 자신이 마련할 수 있는 모든 암호와 카드키를 품었다. 최소한의 불빛만 켜져 있는 헤드쿼터는 고상하게 팽창된 감옥 혹은 미로처럼 다가왔다.
달리고 뛰어올라 커크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괴로움의 눈물이 가득한 침상을 정리하고 오지 않았다는 게 문득 떠올랐다. 커크는 부디 이후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랐다. 그가 살아서 하고 싶은 정상적인 일들이 많았다. 커크는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카드키들은 모조리 바닥에 버리면서 나아갔다. 멀지 않은 곳에서 철문이 그를 기다렸다.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이라는 직책은 스타플릿에서 하나의 프리패스와 같았다. 커크는 자신을 이용하여 열리지 않는 게 원칙인 문을 열었다. 서늘하게 유지된 공기가 순간 그를 엄습했으나, 다급하게 뜨거워지는 커크의 눈가를 휘어잡지는 못했다. 변변한 겉옷도 걸치지 못한 채 그는 차가운 캡슐을 일일이 손으로 닦아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봉인이 널려 있었다.
추워서 몸이 덜덜 떨리는 와중에 커크는 드디어 인생의 열쇠를 발견하였다. 커크가 헉헉대면서 캡슐을 더듬었다. 자신이 다룰 만한 계기판을 찾는 손짓이 분주했다. 그 시각에 감시 카메라 영상을 보던 사람이 있었다면 몹쓸 환각에 사로잡혀 있다며 평했으리라. 실상 제임스 커크는 환각보다 더 강렬하고 절실한 것에 묶여 있었다. 이윽고 커크가 굳은 계기판의 뚜껑을 열고 버튼을 눌렀다.
한낱 금발을 그의 색깔로 물들이기보단,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선택한 커크의 눈동자가 초조하게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캡슐의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바이탈 활성화 작업에 들어갔다.
덮개가 살짝 위로 올라가며 옆으로 밀려났다. 커크는 조금 더 기다렸다. 그의 인생과 죽음에 모두 책임이 있는 검은 존재에게 서둘러 청록색이 빛나야 했다. 커크는 명확한 이유 없이 칸 누니엔 싱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칸이 깨어났다.
그의 무표정함에 묻혀 의아함은 보이지 않았다. 그게 아니라면 그가 깨어난 순간, 멋대로 나뉘어서 무의식 속의 불완전한 각성을 선택한 그의 혈액이 진실을 알려준 것인지도 몰랐다. 칸은 주변이 추워서 극저온 캡슐 속에 있었던 자신만큼이나 차가워진 인간의 피부를 느꼈다. 커크는 아직 자신의 손을 물리지 않고 있었다.
"나 살고 싶어."
커크가 말했다.
"그러니 살게 해줘."
그것은 이미 유혹의 차원을 벗어난 자연스러운 필요였다. 맹목적이라고 비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칸은 커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놓인 커크의 손을 끌어당겨 상체를 일으켰다.
"내가 너의 생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 말로서 칸은 제임스 커크의 의지를 존중했다. 커크의 그림자는 정상적으로 까맸다.
Here's hoping, you'll help me to be brave 여기 나의 소망이 있으니 나에게 용기를 주길
(Here's hoping, you'll help me to resist) (내 이름에 매달린 숱한 현실에 대한) 나의 저항을 도와주길
Devotion saves me now (생을 위한 맹목적인) 전념이 지금 나를 구해
I don't wanna stray from the hallowed ground 더 이상 성지로부터 멀어지고 싶지 않아
I'll turn temptation down 나는 유혹을 거절하고
I'm asking you to take me to safety this time 이번엔 당신이 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갈 수 있는지 묻겠어
- 2013. 9. 11~12.
- 'Poison' 부분은 Supported by a music 'Undisclosed Desires' by Muse, 'Devotion'은 Theme from 'Devotion' by Hurts.
- Devotion, that is 'Bilnd Devotion'.
생을 위한 '맹목적인' 몰두. 원래는 '맹목적인 신앙'으로 번역된다고 네이버 사전에 나와있기는 하지만 글에 관한 원활한 해석을 위하여 멋대로 첨가. 본문에 덧붙인 해석들 역시 괄호로 된 부분을 임의로 집어넣어 글과 어울리게 만듦.
I'll turn temptation down이라는 가사를 나름 신경 써서 받아들임. 커크가 칸을 깨우는 것은 여기에서 단순한 '유혹'이 아님. 그래서 그는 유혹에 등을 돌린 것임. 커크가 바라보는 것은 아주 근본적인 필요, 그러니까 Temptation이 아니라 Needs라는 게 글감의 핵심. 그리하여 커크의 Devotion은 인간으로서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헌신'이 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