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 Sherlock

[Sherlock&STID/셜록(칸)존] Vicious Vision

Jade E. Sauniere 2013. 9. 18. 16:35

- Star Trek Into Darkness & BBC Sherlock Crossover, 

Khan Noonien Singh(Sherlock Holmes)/John Watson

- Written by. Jade


Vicious Vision



  셜록 홈조의 추리는 사교적이지 못해도 남을 해치지는 않는다. 물론 자존심에 금이 가거나 벌거벗은 듯한 당황스러움을 느끼거나, 정도가 지나치면 당장 주목을 날리고 싶은 충동이 들더라도 거기서 멈춘다. 또한 그는 기괴한 사건을 반기지만 어디까지나 해석자의 입장을 고수한다. 그의 총이 플랫의 벽을 만신창이로 만들지언정 셜록 홈즈의 몸부림은 기껏해야 존 왓슨에게 피해를 주는 걸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존 왓슨이 그와 지내면서 저도 모르게 포용력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비사회적이기보단 비사교적이었으며 그래서 존 왓슨은 셜록 홈즈를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 유일의 존재 중 한 종류에 단단히 면역력이 생긴 왓슨 박사라도 그를 받아들이는 일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가 타인을 뜯어보는 관점은 셜록 홈즈의 추리 방식과 달랐다. 셜록 홈즈는 양복의 커프스나 바짓단에 붙은 먼지 같은 세세한 사실을 읽어내면서 결론에 도달하지만 그에겐 그 모든 디테일이 소용이 없다. 마치 동양인들이 다른 국적의 동양인을 보고 직감적으로 그 출신을 짐작하는 것처럼, 단지 다수가 취하고 있는 껍데기만 뒤집어쓴 그에겐 그저 이질적인 사항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존재가 불법적이므로 자신이 저지르는 폭력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숨쉬는 일이 지겹다고 여기는 것과 혐오스럽게 멸시하는 것의 차이, 그건 냉혹하게도 뻔한 나머지 존 왓슨으로 하여금 시각에 안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따가운 망치질이었다.


  그는 창밖을 보고 있었다. 대개 셜록 홈즈는 그러면서 바이올린을 켰었다. 탐정에게는 바이올린 말고도 니코틴, 해골, 문자를 보낼 수 있는 핸드폰, 온갖 종류의 도구들과 만족할 만한 환경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는 아예 이 세상에서 필요한 요소가 없어 보였다. 존 왓슨은 자신을 현혹하는 시각적 뒷모습에서 완전히 비사회적인 공기를 느꼈다.


  "내가 등을 돌리고 있어도 그렇게 쳐다보는 건가." 갑작스러운 발언에 존 왓슨은 몸을 움찔할 정도로 놀랐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너는 그저 날 보는 데에 취미가 있나 보군." 이따금씩 흥분할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만나면 톤이 높아지는 셜록 홈즈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그의 음성은 무심하게 낮고 깊었다. 그림자처럼 까만 모습이 살짝 고개를 돌렸다. 밖에 파란 불빛이라도 깜빡이는지 그의 눈동자가 푸른 빛을 띠었다.


  셜록 홈즈와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존 왓슨이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말엔 반박을 아끼거나 외면하게 되었다. 언제까지도 닫아둘 수만은 없는 시각이 스멀스멀 존 왓슨의 머릿속을 침범했다. 바깥을 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밖의 사정에 흥미는 없는 시선이 얼핏 반사되어 존 왓슨을 찔렀다.


  이제 베이커 가의 플랫을 독점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존 왓슨이지만 진실로 그를 쫓아내려는 시도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보이는 광경에 깨어났다가도 잠들어 버린다. 그와 셜록 홈즈는 너무도 다른데, 딱 하나 닮은 점이 있다는 사실 떄문에 존 왓슨은 그에게 떠나버리라고 말하지 못한다. 



2013. 7. 16.